선택은 선택 안 된 것들의 여집합

시간은 20년 전. 마이클조단이 체육관을 향해 걷고 있다. 3걸음쯤 앞에 5달러 지폐가 떨어져 있다. 봤다. 그러나 그는 줍지 않고, 지나쳐 계속 걷는다. 납득하기 힘들지만, 그게 그에겐 돈을 더 버는 행동이다 .

대학신입생 때 배운 ‘경제학원론’에 나온 예시다. 책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1.그의 연봉을 초 단위 나눈다.
2.돈을 줍는데 걸리는 시간과 비교한다.
3.전자의 금액이 더 크다.

그러니 돈을 주울 시간에, 슛 연습을 한 번 더 하는 게 이득이란 얘기다. 길가에 떨어진 지폐를 줍는 행동이, 그에겐 낭비며 재정적 손해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득을 포기하고, 더 큰 가치를 향해 나아가기란 쉽지 않다. 또렷한 비전과 강력한 자기 확신이 요구된다. 그래서 개인이든 집단이든 철학이 중요하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다. 설사 마이클조던이 돈을 줍지 않고, 주울까말까 애매모호해하며 걸음을 늦추는 것만으로도, 그는 손해를 보는 거다. ‘100달러 이하 지폐는 주워봤자 내 손해야’라는 철학을 지니고 있어야, 10달러든 50달러 지폐든 무시할 수 있다.

선택은 어렵다. 선택은 사실 버림이기 때문이다. 한 개를 고르면, 동시에 나머지 기회들의 소멸도 함께 택한거다. 그러다보니 버릴 것들이 아까워, 선택을 못한다. 내 득(得)은 당연한 권리 같고, 실(失)은 불운인 것만 같다.

욕심꾸러기처럼 입안에 사탕 여러 개를 한꺼번에 집어넣을 수 없다. 그래서 기회비용 개념이 중요하다. 하나를 택해서 사라진 기회의 금액 말이다. 취할 금액만 고려하면, 못보고 지나치는 부분이 생긴다. 잃을 금액이 작은 걸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끔은 비관론적인 관점에서 사고함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눈앞의 이득을 챙기느라, 미래의 목표점을 향해 가는 속도를 늦추면 안된다. 그거야말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거시적관점에서 효용을 따져봐야 한다. 소탐대실이야말로 소인배의 전형적 특징이 아닐까 싶다.